


향비파
노래의 왕자님: 미카제 아이×현미나
* 창작 초능력 AU입니다.
이제 세상의 시간은 조금씩 순회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나는 알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느리게, 어떤 사람에게는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맞물려서 세상을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이 시간을 더 느리게 되돌려 받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생겼을 때, 미나는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홀로 멈춰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 당시엔 스스로 제어할 수 없었기에 시간이 돌아가는 것을 예측할 수 없었다. 미나가 처음으로 능력을 제어했을 때, 그녀의 눈에는 접점이 보였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과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서로 만났을 때 일으키는 시간의 접점이 곧 시간을 다시 움직이는 수단이 되었다. 그것을 알고 나서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1년쯤 지났을 때는 원하는 대로 시간을 돌려서 다시 반복했다. 아르바이트에 지각을 해도 시간을 돌리면 그만이었고 과제를 못해도 시간을 돌리면 됐다. 아이가 능력을 악용하고 있다며 화를 낼 법도 했다.
미나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3초 간 세상이 멈추고 사람들과 물건들은 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두가 이전에 했던 행동들을 거꾸로 반복하였다. 다시 손가락을 튕겼을 때 사람들은 거꾸로 했던 행동을 이번엔 제대로 반복했다. 5분 정도 돌렸으니까 5분 전에 했던 행동들을 다시 반복하기 시작했다. 이런 광경을 미나는 현재 5년째 보고 있었다. 미나의 능력은 다른 능력자들과 달리 후천적인 것이었다. 미나가 5년 전 겪은 염동력 사고로 인해 그녀의 뇌파가 세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것이 어째서 사람들의 시간까지도 간섭하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였다. 미나가 속해있는 샤이닝 컴퍼니에서도 결국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다 한 말이었다.
미나는 카페로 들어가서 음료를 주문했다. 앞에 서있던 세 사람이 이제는 미나의 뒤에 서있었다. 아이가 보면 또 한 소리를 할 터였지만 지금은 그만큼 급했다. 샤이닝 컴퍼니에 오후 1시에는 도착하기로 했는데 지금 12시 45분이었다. 그 와중에도 커피는 마시고 싶었다. 그 뿐이었다. 미나는 얼른 음료를 받아들고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았다. 이제 막 12시 47분이 되었다. 여기서 샤이닝 컴퍼니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미나는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보았다.
샤이닝 컴퍼니에서 처음으로 미나에게 찾아왔을 때, 미나는 마침 빌런들에게 회유를 받고 있었다. 미나의 능력은 그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쉬웠다. 얼핏 모르고 지나가면 평생 알 수 없었지만 조금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 사람은 자신의 시간에 누군가의 능력이 개입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빌런들도, 샤이닝 컴퍼니도 모두 그렇게 미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빌런들은 무작정 미나의 학교로 찾아왔다. 검은 양복을 위협적으로 차려입은 조폭들을 보고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미나도 물론 도망치려고 했으나 너무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다가온 그들에 의해 운동장에 그대로 포위되었다. 우리와 같이 가서 힘을 보태줘야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미나는 공포에 떨었다. 그 때, 그들의 건너편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 여기서 그런 식으로 회유한다고 그 사람이 따라가지는 않을텐데? 효율적이지 못한 회유는 자제하라고 그토록 말했잖아.”
“샤이닝 컴퍼니의 미카제 아이!”
“감정 조종 능력자!”
뒤돌아본 조폭들이 일제히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는 팔짱을 낀 채 한숨을 쉬더니 그들과 눈을 마주했다. 그 순간 그의 동공이 고양이 눈처럼 일자로 날카로워졌다. 그에게 달려들던 조폭들이 모두 일제히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자,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할 일이 있지 않았어?”
“아, 그랬지.”
“기억났으면 얼른 돌아가 봐.”
“응, 고마워.”
모두가 인형 같았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똑같이 머리를 긁적이며 그들은 아이를 향해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학교 밖으로 나갔다. 아이가 미나를 보았을 때는 동공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바로 샤이닝 컴퍼니 이야기를 꺼냈다. 그렇게 해서 미나가 샤이닝 컴퍼니에 들어가게 되었다.
히어로과에 소속된 이후로 미나는 그들과 함께 움직이며 히어로과 사람들이 나서는 전투에 투입되었다. 히어로과 사람들이 다칠 것 같으면 시간을 10분 전으로 되돌려서 다시 싸우도록 만들었다. 그 때마다 빌런들은 그녀를 보며 이를 갈았다. 언젠가 죽여버리겠다고 악에 받쳐서 외쳤지만 시간을 돌려버리는 이상,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은 아마 영원히 없을 터였다. 미나는 샤이닝 컴퍼니 앞에서 커피를 모두 마시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아이는 특수한 케이스로, 시간이 돌려지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기 때문에 지금쯤 단단히 화가 나있을 터였다.
“그 놈의 기록 시스템 같으니.”
한숨을 내쉬며 미나는 샤이닝 컴퍼니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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